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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사람 뭍 나들이 길

테니스선생 2008. 12. 2. 06:25

소일거리삼아 ‘테니스코리아’에 접속해서 새로운 정보도 얻는 한편, 테니스에세이에 글을

올렸더니 잊어버릴만하면 한번씩 팔도강산에서 제주도에 여행오시는 길에 들리겠다면서

연락이 와서 내가 사는 이곳 성산포에서 즐거운 테니스 만남이 이루어지곤 한다.

(참조 : 제주도 성산포에 테니스 씨앗을 뿌리다)


윗 글이 인연이 되어 ‘태양’이라는 카페에 처음 가입하였고, 또 나중에 ‘산책’이라는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심심풀이삼아 쓰는 글은 세 곳의 사이버 공간에 올리고 있다.

테니스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다보니 옛날도 회상하게 되고 또 어쭙잖게 테니스를

처음 배우는 동호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충고의 글도 쓰게 된다.


내 나이라든지 테니스를 친 구력과 썰(說)을 보고는 ‘고수’ 운운하며 연락을 해오면 낯이 뜨거워진다.

사실 테니스라는 운동이 최소한 자기하고 어금버금한 사람들과 긴장해서 파이팅하며 종아리에

쥐가 나도록 뛰어 다녀야 현상유지가 될까말까한데, 항상 초보자들과

하나 둘하며 놀다보니 칼이 녹슬어 여행객과 공칠 때는 전전긍긍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만나 형님 동생 하던 사람들이 제주도에 찾아와 한수하며 얼굴을 보고 가서는

안부를 주고받다가 얼마 전의 아들 결혼식에는 평생 다녔던 직장동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와서 축하를 해 주는등 사이버 동호인들의 끈끈한 정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곧 아버지 제사가 있어 뭍에 오르는 길에 맨날 눈팅만 하던 카페의 송년모임에 참가 신청을

했다. 벌써부터 반기는데 은근히 겁이 난다. 양기가 입으로 아니 손끝으로 올랐다고나할까..,

썰로 아니 글로 풀자고 하면 지지않을 자신이 있는데 조자룡 헌 창 쓰듯 휘두르다가 망신

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모두들 잘 봐 주시겠지··· ^^


오늘도 젊은이 세 사람이 다녀갔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데 출장길에 궁금해서 들렸단다.

시간도 충분치 않아서 잠깐 통성명만 하고 집 사람 포함 다섯명이 돌아가며 게임을 했다.

한 사람은 비기너이고 두사람은 짱짱했다. 섞어서 게임을 하다가 ‘도민’ 대 ‘육지’로 붙었다.

아이쿠! 잘 배우고 갑니다.  홈 코트의 잇점이겠지. 나는 항상 마누라 덕에 먹고 산다니까...


탐라국에 와보니 육칠십대 씨니어 테니스가 의외로 전국적으로 볼때 탑클래스의 실력이다.

전체적으로 인원은 몇분 안되지만 매일 테니스를 즐기시는데 몇 몇분들은 정말 잘 치신다.

젊은 시절부터 느낀 점이지만 테니스를 잘 하는 사람들은 술 담배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주는대로 먹고 없어서 못먹고 바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년말에다가 아버지제사에다가 지난주 큰 아들 결혼식에 대한 답례에다가 하루같이 술먹을

스케쥴이 꽉 차있고 모처럼 만나 한잔하자고 벼르고 있는 친구넘들도 있다.

요번 참석하는 카페의 주인장이 몇 년전에 제주도에 오셨을 때는 비가 와서 테니스 대신

가무음곡으로 맞서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이번엔 ‘테’와 뒤풀이에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부인님께서는 몸조심 술조심하라고 신신당부다. 없는 살림에 몸이라도 튼튼해야

살지 않겠느냐고..?

재작년 탐라국 테니스 쫑파티에서는 모토를 ‘걸어 나가는 사람 없기’로 정하고 죽기살기로

마셨다가 그 후유증이 몇 달을 갔는데.., 아무튼 조심 조심 술조심해야겠다.


얼마 전부터 담배는 끊어서 칭찬을 받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술까지 끊고 공기좋고 물좋은

이 곳에서 녹슨 칼을 다듬어서 씨니어부 형님들과 같이 팔도강산 유람하며 동호인대회에나

참가해 볼까나..,    하긴 안하던 짓하면 어떻게 된다는데 그냥 살던대로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