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집 아들
어느 분이 나를 ‘코치님’ 이냐고 묻는다.
‘코치’ 하면 직업적으로 가르치는 선수 출신의 젊은 사람 이미지가 떠올라,
코치는 하고 있지만 내 스스로 ‘테니스 선생’으로 칭하고 있다.
··· 나이도 먹고 테니스를 이제 배우는 사람보다 먼저 시작했으니 ···
* 코치(Coach)
1. 지도하여 가르침.
2. 운동 경기의 정신·기술·전술 따위를 선수들에게 지도하고 훈련시키는 일.
또는 그 일을 하는 사람.
읍내 통닭집을 경영하는 부인이 테니스를 가르쳐 달라는데..,
아주망들을 가르쳐보니 젊은 남자를 가르치는 것보다 다섯배는 더 힘이 들어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동호인을 늘리겠다는 욕심에 가르쳐 주었다.
그럭저럭 남편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재미를 느꼈는지..,
초교 6학년짜리 따님을 부탁한다.
아이들은 열배는 더 힘이 든다. 그래도 그동안 통닭 얻어먹은 죄(?)가 있어
정말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며 가르쳐 주었다.
엄마 아빠 누나를 따라 코트장에 들락거리던 코흘리개 아들넘이
금년에 4학년이 되는데.., 한사코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평상시에 심부름도 잘하고 인사성이 좋아 담에 크면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을
한터라 거절하지 못하고.., K목사님 가르치는 김에 연이어 나오라고 했다.
하루 이틀 나오더니 추운 날씨에 눈보라에 칼바람,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
‘잘 됐다!’ 싶어 통닭집에 찾아가 아이를 보고 ‘더 크면 배우라’고 했더니..,
밥을 먹다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게 아닌가..?!
애는 나가려고 하는 것을 날씨가 추워 엄마가 만류했다는데, 그 정신이 갸륵해서
네가 나오기만 하면 선생님이 가르쳐 주겠다고 다시 약속을 했다.
다음날부터는 수업시간에 지각 결석 없이 나타나 파이팅!을 외친다. 힘 좋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