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선생 2010. 2. 13. 10:44

 

[윤대녕 맛 산문집 “어머니의 수저”에서]

 

‘깅이’는 게의 제주 방언이다. 간촉 ‘갱이’라고도 하는데, 확인해 본 결과 ‘깅이’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깅이죽은 게를 샅샅이 절구에 빻은 다음 삼베로 즙을 짜서 좁쌀과 함께 진득하게 끓인 것이다. 성산포에 머물 때 해녀 할머니한테 직접 들은 얘기다. 제주도 전역에서 깅이죽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섭지코지 ‘해녀의 집’뿐이다. 값은 전복죽보다 싸다. 깅이죽에 쓰이는 것은 새끼 게다. 주로 음력 3월 보름에 썰물이 가장 셀 때 바위틈을 돌아다니며 잡는다고 한다.

마침 몸이 좋지 않을 때여서 아침마다 해녀의 집에 들러 그 연둣빛의 진득한 죽을 보약처럼 먹곤 했다.


  이는 제주도 음식이지만 섭지코지의 토속음식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