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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주문에 대하여...
테니스선생
2010. 3. 25. 14:20
매년 고사리철을 겪다보면.., 배 지나가고 손든다고.., 시도 때도 없이 고사리를 보내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고사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제주도 고사리를 맛보면 그 맛을 잊지않고 다시 찾게된다.
우리부부가 아침 5시반에 집에서 출발해서 9시반까지 대충 3~4시간 꺽어 말리면 1근 정도 된다.
아주 고사리를 잘 꺽는 할머니도 하루에 말려서 1근 꺽기가 힘들다.
할머니들의 밭일 하루 일당이 4만원인데, 멀리 떨어진 고사리왓에 가야지, 하나 꺽으려면 한번 허리 굽혀야지,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걸어 나와야지, 가스 불에 삶아 좋은 볕에 말려야지.., 사실 공으로 따지면 일당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토박이 할머니들은 제사용 정도만 꺽으면 고사리 밭에 가지 않는다.
상인들은 잘 꺽는 할머니들에게 미리 맏돈을 준다.
그리고 매일 새벽 동네 고사리 할머니들을 미니 버스에 태워서 고사리왓에 내려 드린다.
저녁 무렵 정해진 시간에 다시 가서 모시고 온다.
그리하여 할머니에게 미리 드린 돈만큼 고사리로 되돌려 받기 때문에 시장에 가기 전에는 고사리를 사기 힘들다.
나도 이곳에 이주한지 11년째, 매년 고사리를 보낼 곳이 20여곳을 헤아린다.
한 집에 한근을 보내더라도 20근은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부부가 20근 꺽기가 벅차다.
내가 다니는 성산포 성당의 할머니 두세분에게 미리 금년 채취할 고사리를 예약해 두었다.
혹시 고사리가 필요하신 회원님들은 나에게 쪽지나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