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추석선물(1)

테니스선생 2010. 9. 25. 08:26

선생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최근엔 선생님의 생활의 흔적들이 뜸~~한 이유로

재차 안부 물어 올립니다. 건강하신지요/

지난번에 열정이 묻어있는 소 책자 주신다는 글에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휴가기간에 제주갈일 있으면......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아는 분들에게는 이 선생님 얘기를 많이 합니다.

살아가는 얘기 , 테니스 얘기. 등등...아침저녁으로 날씨의 변화가 심합니다.

항상 건강챙기시면서 행복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길 멀리서 소원합니다.


뉘신지 모르겠지만 이런 과분한 인사 말씀을 쪽지로 보내와 사기진작 되어

하릴없이 컴 앞에 앉았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고 했던가..?

우리 집의 구조상 여름 한철 찾아오는 손님께 컴을 내어주다 보니

진득하게 앉아 보잘 것 없는 글 몇줄 쓰기가 힘들기도 했지만..,

넘이 쓴 글에 댓글인지 답글인지 몇자 올린 후 글 썼던 이가 컴을 떠나게되어

나의 소갈머리 없는 몇 마디가 빌미가 되었던 것이 아닌지 자책감에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세상 모든 이가 보는 컴에 올리는 글은 한마디 한마디 더

신중을 기하고 될 수 있으면 좋은 이야기만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육지로 떠나보내는 제자 잘 부탁합니다

                                  (2009.2.12)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우리 아이(남, 초6)가 테니스에 관심을 보이는데 베드로씨 좀 부탁합니다.

같은 성당에 다니는 신발가게 아저씨의 모처럼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그러기로 하고 귀한 아들을 보니 라켓이나 휘두를까..? 싶게 허약해 보인다.


그 때도 아마 겨울이었지..? 며칠이나 견디나보자. 그 때는 06:00~07:30

내 차 스타렉스로 몇 명을 픽업해서 편도 4키로 정도의 남의 회사 코트에

들어가 가르치던 시절이었다. (성산포에 테니스씨앗을 뿌리다 참조)


애가 06:00에 차를 타려면 05:30엔 일어나야하는데 어린아이가 새벽 잠이

많아 평소에는 일어나기 힘든 시간인데, 00아 테니스 하면 벌떡 일어나

뛰쳐나가는 것이 불가사의하다고 부모들이 베드로씨 대단해 하였었다.


중3까지 배웠다고 하는데 나는 기억 용량이 부족해서 그랬나..? 싶다.

그냥 내 기억엔 아이구 어느 세월에 쟤하고 공 한번 빵빵 쳐 보겠나 하며

그래.., 그래도 꼬박꼬박 나오는 게 대견하다는 것과 말 한마디 없는 아이

라는 것과 공부를 잘 한다는 것 그 정도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고교는 제주시에서 다녀 잊고 지냈는데 지난달 말경

안녕하세요 저 00인데요 테니스 좀 가르쳐주세요 하고 전화가 왔다.

애가 몰라보게 훌쩍 컷다. 반가운 마음에 다음날부터 코트에서 만났다.

3년만에 라켓을 잡았지만 폼은 좋았다. 힘이 붙어 빵빵 치는데 아무래도

똥볼이 많을 수밖에.., 한 3주 예정으로 집중적인 복습을 하고 있다.


지원했던 3개 대학에 모두 합격을 했다는데 중앙대를 택했단다.

제주도에서 중대에 신입한 학생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 중 테니스를

폼 좋게 잘 치는 학생은 내 제자 뿐 아니겠는가..?


혹시 서울에서 공치는 분들 중 중앙대의 성산포 출신 신입생을 만나시거든

이 글을 보신 인연으로 잘 좀 보듬어주시고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객지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돌보아 주시면 고맙겠다.

답례로 성산포에 오시면 돌문어+한라산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함다. ^^



내가 썼던 요 글이 기억이 나시려나..? ^^

추선 며칠 전 하도 더워서 평소와 같이 빤쓰 바람으로 거실에 뒹굴거리고

있노라니 창밖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뉘신고 하며 내다보니 위 어린이가 청년이 되어 즈그엄마와 함께 찾아온 것이

아닌가!  후다닥 옷을 걸쳐 입고 맞이하였다.

대학에서 동아리 대표로 테니스대항전에도 나가면서 덕분에 재미있게

학창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가게 되었다고 인사를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훈련 끝나고 자대에 배치를 받아 이등병이 부대의 테니스병이 되어

동료들의 부러움을 받는다면서 고맙다고 롤케익을 사들고 왔다.

짜식이 어릴땐 영 비리비리한 것 같았는데 악수를 할때 손을 꽉 눌러 쥐며

눈을 쳐다보았더니 ‘이제는 모든 것을.., 아니 성생님의 고마움을 알겠다’ 는

듯이 싱긋이 눈웃음을 친다.

날씨가 궂어 한게임 하지 못하고 훌쩍 가버려서 최근의 실력을 가늠해보지는

못했으나 역시 어릴쩍에 폼 하나는 지대로 가르쳐 놓았으니 힘이 붙어지면

그럴싸하게 치지 않을까 그 모습을 그려본다.


그 빵 맛이 왜 그리 좋던지 이삼일 우리집에 드나들던 이들에게 한 조각씩

떼어주며 은근히 자랑하던 그 기분.., 그 즐거움에 애들을 가르치긴하지만,

사실 어린애와 아줌마를 가르칠려면 성인 남자 한 사람 가르치는 공력

(시간, 노력 특히 끈기)의 다섯배 정도는 더 들 것이다.

에휴~! 허구헌날 똑딱 볼이나 치고 있다가 육지에서 이 말빨만 보고 찾아와

한수하자고 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 ^^


* 참고로 이 넘은 추운 겨울에 테니스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어리광겸 입이 얼어 나를 ‘성생님’이라고 부르곤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