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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후기*^^**

테니스선생 2010. 11. 28. 22:40

제주 올레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를 걷고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성산가는 버스를 탔다.
바람부는 올레길을 온통 걷고 난 후라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숙소인 서귀포에서 이용호 선생님이 사시는 성산까지는
버스로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설령 그보다 더 멀다 하더라도 가 뵈었을 것이다.

가기 전 통화에서 성산 온풍초등학교 앞에서 내리라고 하셨다.
버스에서 내리니 낯선 곳, 허허벌판에 혼자 남겨진 듯한
느낌도 잠시,
버스가 떠난 그 자리에 어느새 차 한 대가 멈추더니
선생님이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며
천미경씨 하고 불렀고 우리는 악수를 했다.
너무 근사하게 생기신 외모 때문에 순간 조금 당황했다.
왜냐하면 만나뵙기 전 나름대로 상상했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기에...

선생님이 계신 성산의 섭지 해수욕장 부근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아마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테니스 코트가 바로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현재는 1면의 하드 코트에서 열심히 선생님의 제자들이
테니스를 배우고 있지만
12월부터는 3면이 증축되어 이미 마무리 공사가 다 끝나
오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 제주도 성산에 터를 잡으신 지 12년,
선생님의 테니스 사랑에 대한 역사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 생각하니 한낱 지나가는 나그네지만
감개무량했다.

눈 앞에 보이는 성산 일출봉에는
어느새 저녁 그림자가 드리우고
바다가 석양의 고운 빛깔로 물들어 갈 무렵,
선생님과 사모님,
그리고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는 제자 분들과
라이트를 켜고 게임을 했다.
강원도 주문진에서 제주도 성산까지
어쩌면 대한민국의 끝에서 끝을
다만 테니스를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순수하게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PS: 이용호 선생님,
제주도에서의 2박 3일 바쁜 일정 속에서
그래도 선생님을 뵙고 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리며
멀리서 찾아온 낯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준 사모님과
김미경씨, 정여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테니스로 맺어진 인연, 늘 소중하게 생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