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eptance
금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용띠의 해’라고 특별히 의미를 두는 듯하다.
매일 매일 그날이 그날이고 해마다 그년이 그년이건만,
환갑을 헤아리자 괜시리 조심스러워 지는 것이 글발을 날리기도 망설여진다.
'耳順'은 공자가 60세가 되어서 천지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서 온 말이라지만, 촌구석에서 양석이나 축내고 있는
범부로서는 된통 뭔 말인지..?
동네 영어학습관의 미국 젊은이가 새해 첫 강의시간에 새해의 계획을 화두로
삼았다.
나야 뭐, 특별한 것도 없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살겠노라고 했더니 갸웃한다.
예를 들어, 다리가 아파서 운동을 안했더니 테니스를 가르친 아주머니에게도
질 수 밖에 없겠지만 게임 결과에 승복한다는 마음이라고 했더니..,
“acceptance”란 단어를 칠판에 쓴다.
소싯적에 자웅을 겨루던 테니스동호인에게 매번 져서 분하던 차에..,
어느 날인가 처음 이기고 나서 그 친구가 그날따라 몸이 좋지 않다고 하는 말에
‘건강도 실력이다’라면서 승리를 자축하던 옹졸함이 생각난다.
승부의 세계에서..,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다, 상대의 약점을 찔러라,
때린데 또 때려라, 공부 잘하는 넘이 밤샘한다... 면서, 등 떠밀며 이기기만을
독려하던 일상생활 아니 코트에서의 삶.., 이제는 도토리 키 재기는 그만!
언제나 이기고 싶고 남들 보다 앞서고 싶고 잘 살고 싶고 더 멋지게 보이고
싶은 원초적인(?) 욕망!!
그동안 머리를 짜내며 발버둥치며 살아 왔지만 오늘 이 시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임’이 바로 공자가 말하는 ‘이순’의 의미에 근접하는 것이 아닐까?!!!
뇌의 노화로 기억력이 나빠지더라도 뇌를 잘 쓰며 단련을 잘 시키면,
특히 뇌의 전두엽 즉 창조를 관장하는 부분만은 그리 쉽게 노화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전두엽의 단련 방법으로서는 하루에 2시간 정도 일기를 쓰거나, 편지를 쓰거나,
글을 짓는 것이 노화 방지에 제일 좋다고 한다.
윗글에 고무되어 글짓기를 하니 중언부언하더라도 넓은 이해 바라오며,
새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