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한 방울
동네 복지관에 실내 운동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이용객들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테니스코트에서 소일하는 나로서는 한번도 가 볼일이 없었고,
오며가며 지나치다가 창 너머 런닝머신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자리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지루해 보일뿐 아니라
저게 무슨 운동이 되나 하고 생각했었다.
겨울철 바깥 날씨가 사나워 이곳을 찾아 걷기운동을 시작하면서 차츰차츰
속도와 시간을 늘리는 한편 대형 거울을 보며 표정 관리와 자세도 가다듬으며
알게 모르게 거의 매일 보는 옆자리의 아줌마들을 의식하게 되었다.
제법 연식이 되어 보이는 날씬한 아주머니가 사뿐사뿐 잘도 뛰는데 여러 가지
하는 행동을 관찰해 보니 이 곳을 오래전부터 자주 애용하는 분인 것 같다.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아 그 사모님이 뛸 때 같이 뛰고 걸을 때 같이 걷기를 반복하며
거울을 보니 명치 부분에 물기가 번져.., 콧물이 떨어 졌나 혹시 침을 흘렸나 했더니
땀방울이 맺혀 젖어든 것이 아닌가..?
테니스를 하더라도 서너 걸음 넘는 것은 쉽사리 포기하며 땀나도록 뛰는 스타일이 아닌데 덕분에 모처럼 흘린 땀 한 방울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요 며칠 어금니 뒤쪽 잇몸이 붓는 것 같아서 치과를 찾았더니
몸을 무리하면 잇몸부터 이상이 온다나 어쩐다나..,
하긴 새벽에 테니스레슨 한다고 한시간반 오후엔 복지관에서 한시간반, 평상시엔
점심 먹고 낮잠이나 자던 사람이 갑자기 몸을 한꺼번에 많이 쓰니 그럴 수밖에...
그러다가 감기와 몸살이 겹쳐 사나흘 앓고 나서 까칠해져 사우나에 갔더니
운동전보다 몸무게가 4키로 허리도 1인치쯤 줄어든 것 같다.
거기에 고무되어 부인님께 자랑스럽게(?) 거간의 사정을 얘기하자..,
옆집 아주망이 뛴다고 같이 뛰면 어떡해?! 당신은 환자야 환자!!
‘나는 환자다’ 항상 이걸 잊지 마!!!
주치의 선생님도 / 좀 괜찮아졌다고 옛날 생활로 돌아갔다가 재발해서 오는 사람이 많아요. 계속 조심하세요. 한 5년은...
* 핸드폰 바뀜 010-2352-8887 (그동안 먹통되었던 분들께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