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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행

테니스선생 2012. 3. 19. 06:32

제주도는 우리나라 여행의 ‘전국구’라 칭한다.

물론 각 지방마다 명소가 있고 특색이 있겠지만,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일부러 가지 않는데 반해 제주도는 팔도강산에서 단지 관광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말이다.


오시는 손님을 맞이하느라 오히려 우리 부부는 언제 여행을 다녀왔는지..,

손꼽을 정도로 까맣게 잊고 지내면서 막연하게 추자도·추자도 하면서 언젠가

한번 다녀오자고 노래를 부르다가, 에잇! 오늘 꼭 가자면서 발길을 움직였다.


먼 바다 파고가 4미터라면서 배 멀미를 걱정하는 부인님의 말씀을 일소에

부치며 호기를 부리다가 부두를 벗어나자마자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그야말로 죽다·살았다 할 정도로 얼굴이 허옇게 되어 섬에 닿았다.

그리하여 추자도의 첫인상은 좋을 리가 없었다.


내가 추자도를 꼭 한번 가려했던 이유는,

‘황경한’의 묘지와 그가 놓여져 울던 갯바위를 찾아 그에 얽힌 애달픈 사연을

반추하며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려 함이다.


짧은 한나절 여행길.., 낯선 곳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여행객에게 기꺼이

길잡이를 자청하고 목적지 안내와 관광 그리고 짭짤한 손맛을 자랑하는 숨은

맛집에 함께해 주신 추자공소 선교사님의 따뜻한 마음씀씀이를 잊을 수 없다.


지지난주 토요일에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지난주에는 세자매가 어머니의 팔순

여행을 오셨는데 며칠간 모시고 다녔더니 삭신이 쑤셔서 연 이틀 해수탕에 푹

담가 피로를 풀었다. 이번 주에는 아버님 같은 고교 은사님이 금혼식 여행을

오신다는데 정성에 정성을 다해야겠다.


멋있는 볼거리, 맛있는 먹거리에 대한 길안내도 중요하지만 길이 추억에 남는

여행은 무엇보다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 아닐까 싶다.

가지가지 뜻 깊은 사연을 안고 오시는 손님들을 우짜든지 기분좋고 편안하게

모셔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도 공항에 들어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