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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 테니스

테니스선생 2008. 11. 15. 22:34
언젠가 싱가폴 어린이가 이곳 제주도에 여행을 왔는데..,
한국이 너무 잘 사는 나라라는 겁니다.
그 이유는 공항밖에 나와 잠시 차 타는 곳까지 가면서..,
바깥에도 에어콘이 되니 얼마나 돈이 많이 들겠느냐고... ^^

몇해전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가족과 함께 싱가폴에 간 적이 있다.
낮에는 차타고 다니다가 시원하게 냉방이 된 실내에 쏙 들어가면 되니까
별로 불편하지 않게 더운지 모르고 지낼 수 있었다. ··· 밖은 사우나 ···
그게 다 ‘돈’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같은 직장에 다니다가 싱가폴에 이주한 친구의 초대를 받았다.
노름쟁이는 만나면 패부터 돌리고, 춤쟁이는 손부터 잡자고 한다는데
테니스를 즐겨하던 친구라 내 얼굴을 보는 순간 테니스부터 한수 하잔다.

지가 사는 아파트는 옥상에 테니스코트가 있어서 좀 비싸더라도
일부러 이 곳에 산다면서 아주 으스대었다.
낮에는 더워서 테니스는 상상을 할 수 없고, 퇴근 후 시원한 시간에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였다.

엊그제 제주시 테니스대회에 참가하느라 모처럼 시내에 나가 보았다.
초저녁부터 동호인들이 몰려서 두세게임 기다려야 코트에 들어갈 수 있고
그나마 아는 얼굴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외지인들은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 행복한 아저씨는 야외 테니스코트에 에어컨 틀어놓고 밤낮으로 공을 치고 있으니
싱가폴 어린아이의 생각으로는 아마 대단한 부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누라는 집에 밥이 끓는지 죽을 쑤는지 모르고 누가 전화만 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테니스장에만 오락가락한다고 타박을 한다. ··· 부인님은 밥하랴 공치랴 ···

며칠전 육지에서 제주도에 가는데 공을 한번 치고 싶다고 전화가 왔다.
물론 무조건 환영이다. 그런데 우물쭈물 뭔가 할 말이 더 있는 듯 하다가 만다.
당일날 핸펀을 해봤다. 몇시에 몇명이 오시고 또 그중 몇 명이 테를 하실 것이냐고..?
부부가 오시는데 남편만 테를 하고 시간은 애매하게.., 다그쳐 물었다. 정확하게 하자고!
오후에 오겠다고, 또 물었다. 오후 몇 시? 7시쯤. 저녁식사는 어떻게..? 글쎄요..?
숙소는 어디다..? 봐서요...

상대방 기분 상하지 않게.., 저희 집에 6시까지 오세요 했다. 또 제자들을 7시까지 모이도록 소집했다.
집에서 조촐하게 저녁을 대접했다. 재미있게 공쳤다. 팬션을 잡아 드렸다.

모처럼의 여행길, 미리미리 기면 기, 아니면 아니, 약속 지킴은 ‘테인’의 최고의 덕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