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의 꼬부랑깽깽 할머니(실례^^)는 우리 집 앞을 지나치시다가
마당에 풀을 뽑고 있는 나를 보면 언제나 "뭘 먹고 사나..?"하며 걱정을
해 주신다.
어쩌다가 손님이 들면 서울에서 조카들이 놀러왔다고 했더니..,
"손님은 많이 찾아오고.., 돈을 한 츄럭 정도 가져 왔느냐..?"고
되물으시면서... ^^
겉보기에 내가 돈이 많아 보이는지 동네 사람들이 슬그머니 나를 찾아
와서는 자기네 땅이나 집을 사든지 팔아 달란다.
또 제주시에서 부동산을 하는 후배는 뻑 하면 전화해서 급하게 좋은 땅이
있는데, 형님 조금만 묻어 놓으면 재미 좀 보실꺼에요 하면서 유혹을 한다.
심심풀이 삼아 좋다는 땅을 찾아 다니며 10년 세월에 서너껀 샀다 팔았다
하며 쏠쏠하게 용돈을 만들어 쓰고 있다.
우리 집에 민박하러 오시는 손님들은 나에게 어디 좋은 땅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한다.
속으로.., 좋으면 내가 사지 넘 좋은 일 해 줄일 있나..?
또 몇 번은 친구나 아는 사람들이 제주도에 자기도 땅을 가지고 있는데
어디 있는지 찾아봐 달라고 하거나, 좀 팔아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해서
지도를 들고 동네 이장을 만나 수소문하고 다닌 적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육지의 복덕방에서 좋은 땅을 사라고 권해서 계약을
하려다가 나에게 정말 괜찮은지 직접 가보고 의견을 달하고 하기도 한다.
또 몇 사람은 제주도에 잠시 이주할 집을 구해 달라고 해서 제주도를 뱅뱅
돌며 이집저집 기웃거려 보기도 했다.
요즘은 네비게이션이 좋아서 주소 만 입력하면 그 근처까지는 찾아갈 수 있지만
역시 콕 찝어 내는데는.., 또 주변의 거래시세까지 곁들여 정보를 얻기엔
이장님의 말씀이 지대로다.
한마디로 십년 세월에 면허증 없는 복덕방 수준이 되다보니,
주위의 권유로 내친김에 공인중개사 시험까지 준비하고 있다.
(관심있으신 분 다음 편을 기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