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특히 내가 사는 동네로 이주까지 결심하게된 동기가 바로 윈드서핑
때문이었다. 한 3년은 거의 매일 서핑장에 출근하다시피 했다.
신양해수욕장에서 배를 타고 있노라면 부인님이 바닷가에 나타나,
“배들어~와!” 하고 외치면 나에게는 ‘베드로’하고 들린다.
서핑하느라 피곤에 쩔어 거실에서 테레비를 켜놓고 졸고 앉아 있으면
부인님이 ‘베드로’ 한다. 즉 침대로 가라는 말이다.
그즈음 영세를 받게 되었는데 세례명은 평소에 밤낮으로 불리우던
‘베드로’로 지을 수 밖에... ^^
밀감 밭을 하시는 대부님은 오후 5시경 농삿일을 끝내고 틈나는대로 낚시를
가신다. 먹을 만한 것만 잡으면 목소리에 생기가 돌며 ‘베드로’를 찾으신다.
몇 달 전부터 동네 아낙에게 테니스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서방님이 선장
이란다. 괴기를 잡아 공판장에 넘기고는 길목에 있는 선생님 집에 들러
갓 잡은 생선을 한 보따리씩 던져주고 간다.
요즘 들어 대부님의 조황이 썩 좋지 않다.
사시미 얻어 먹어본지가 까맣다.
그러나 테니스 제자 잘 둔 덕분에 비린 것은 그립지 않다.
며칠전엔 어른 다리통만한 삼치를 가져다주며 “회로 잡수세요” 한다.
내친김에 그대로 들고 대부님 댁에 가져갔더니..,
“베드로! 이름은 잘 지었어!! 이름 값 하네!!!” 하면서 입이 쩍 벌어 지신다. ^^
* 원래 어부였던 베드로는 예수가 지어준 이름으로서 ‘반석’이라는 뜻이다.
ps 에효~ 생선 얻어먹은 죄로 난타를 쳐주다보니 종아리에 쥐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