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봇! 밥 먹어욧!! 부인님이 소리치신다.
소파에 누워 있다가 뒹굴어 바닥에 내려와 네발로 기어 식탁에 다가간다.
측은하게 쳐다보며 ‘멍멍이도 아니고 그게 뭐에요’ 한다.
··· 이게 편해서 그래 ···
고교 동문 산악회에서 한라산 등반을 온다고 해서 귤이나 한 박스 가져다
주려고 가면서 혹시나 해서 등산화를 신고 갔다가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내친 김에 아이젠도 없이 눈 쌓인 정상을 다녀오면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용을 썼더니 종아리에 쥐가 나고 허리가 지근지근하였다.
다음날 아침 코트에 나가 슬슬 뛰는데 허리가 스르륵 내려앉는 게 아닌가..?
부인님이 가끔 허리가 내려앉는다면서 쩔쩔 매면 뒤에서 부축해주곤 했는데
정말 허리가 내려앉는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동네 의원에 가서 주사 맞고 핫팩에 전기 자극, 물리치료와 약 먹기를 3주..,
치료받는 날은 괜찮은 것 같은데 이삼일 지나면 다시 같은 증세가 반복된다.
침을 맞으세요. 침! 읍내 활기원에 가서 안마를 받아 보세요.
컴퓨터 영상을 보면서 주사를 놓는데 그 병원에 가보세요. 등등
자기의 경험에 비추어 동네 사람들이 조언을 늘어놓는다.
갑자기 지난해 밀감 밭에서 대부님 부인이 허리가 꺾어져 밤중에 침을 맞으러 가시는 것이 생각나 대부님을 앞장세워 인근의 용하다는 무허가 침쟁이(실례)를 찾아갔다.
허술한 창고 같은 방에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 앉아 있는 틈에 엎드려 침을
맞으려고 누워있으려니 얼마나 한심하던지..? 나를 데려온 대부님만 계시지
않았으면 그대로 돌아 나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육지에서 오는 친구와 공 한번 치자고 했는데 그래도 허리가 그만그만해야 한 게임이라도 할 것 아닌가? 꾹 참고 한번 맞았는데 다음날 허리를 돌려보니 그런대로 가뿐! 내친김에 하루를 더 맞고 그 다음날 게임까정..!!
사람에 따라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처음 맞아서 인지는 몰라도
침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그후 게임을 하던지 무엇을 들던지 기침을 하더라도 조심조심 하며 지낸지
한 달여.., 이제는 조금 안심이 된다.
오늘부터 시리즈로 허리, 엘보, 종아리 근육파열, 손목, 발목 순서로
내가 가장 최근에 겪었던 부상부터 써 보고자하니 경험을 서로 나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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