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10월말경이면 육지에서 테니스 동호인이 한분 성산포에 온다. 11월1일부터 익년 2월말까지 4개월간 꿩 사냥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부산 00연합회장을 하셨다는데 워낙 테니스를 좋아하다보니 이래저래 나를 알게 되어 아에 숙소를 이 지역에 얻어 놓고, 1주일에 세 번 저녁시간에 우리 멤버들과 함께 운동을 한다.
하루 종일 들판을 헤매다 보니 어느 날은 지쳐서 실력을 다 발휘하기가 힘들어 보이지만 60줄의 나이에 상당한 고수이다.
다운 더 라인으로 보내는 백 발리가 일품인데.., 맨날 동네 고만고만한 사람들하고 공을 치다가 외지에서 온 낯선 공을 받다보니 허를 찔리기가 일쑤이다.
몇몇 안되는 동호인들이 파트너를 바꾸며 게임을 하는데, 최근 나의 ‘조(組)’가 내리 6연敗를 당하는 것이 아닌가..? 파트너를 탓할 것이 아니라 나의 경기를 복기하듯 돌이켜 생각하며 패인을 분석해 봤다.
역시 ‘노련미’였다!
이미 나의 공치는 습성을 간파한 것이다. 보통 수준의 동호인들은 아무래도 백이 약해 그 쪽에 공격해서 재미를 보곤 했었는데.., 이 양반은 백발리가 주무기이고 그것도 다운더라인 역 모숀으로 응수하니 오히려 ‘어이쿠’하며 당할 수밖에...
사냥꾼은 사냥꾼답게 백쪽에 덫을 놓고 기다렸다가 ‘알과~먹었던’ 것이다. ··· 앞으론 처음 보는 사람은 직업도 미리 파악해서 공을 쳐야겠다..!? ^^
* 알과~먹다 : 경상도 사투리(?)로 살살 달래 꼬드겨 잡아먹다 * 후일 전적 : 상대의 역공을 예측하는 플레이.., 지피지기면..? |
'[테니스 이야기] > 테니스속의 나의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장시 (0) | 2010.01.28 |
---|---|
통닭집 아들 (0) | 2010.01.17 |
안드레 애거시 (0) | 2010.01.13 |
K목사님 (0) | 2010.01.11 |
재미있는 테니스 이야기 (0) | 2010.01.10 |